
안녕하세요. 부산형사전문변호사 로펌 법무법인 해든입니다.
형사사건을 진행하다 보면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라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두 서류가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작성하는 목적과 담고 있는 내용에 차이가 있습니다.
합의서는 피해 회복을 위해 당사자 사이에 어떤 조건으로 분쟁을 해결하기로 했는지를 확인하는 문서라면, 처벌불원서는 피해자가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문서입니다.
실무에서는 합의서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함께 기재하기도 하고,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각각 작성해 제출하기도 하는데요.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은 처벌불원서가 제출됐다고 해서 모든 형사사건이 곧바로 종결되거나 처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범죄 유형에 따라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가 형사절차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고, 사건에 따라서는 피해 회복 및 피해자의 처벌 의사 등이 양형에서 고려되는 사정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처벌불원서와 합의서의 차이는 무엇인지, 제출하면 사건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Q1. 합의서, 처벌불원서란 각각 무엇인가요?
A. 합의서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 내용을 확인하는 문서이고, 처벌불원서는 피해자가 상대방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문서입니다.
먼저 합의서에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어떠한 조건으로 분쟁을 해결하기로 했는지가 담깁니다.
합의금이나 손해배상금의 금액과 지급 여부, 지급 방법, 추가적인 민사상 청구에 관한 사항 등 피해 회복과 분쟁 해결을 위해 당사자가 합의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반면 처벌불원서는 피해자가 피의자 또는 피고인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는 문서입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경찰이나 검찰에 제출할 수 있고, 사건이 기소된 이후에는 법원에 제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문서는 반드시 하나로 작성해야 하는 것도, 반드시 따로 작성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합의서에 처벌불원 의사를 함께 기재하거나, 피해 회복에 관한 합의서와 처벌 의사를 확인하는 처벌불원서를 별도로 작성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서류의 제목보다 그 안에 실제로 어떤 내용과 의사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는지입니다.
Q2. 처벌불원서가 있으면 무조건 끝나나요?
A.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고 해서 모든 형사사건이 그대로 종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서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하는 것이 해당 범죄가 반의사불벌죄인지 여부입니다.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범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현행법상 단순폭행죄는 대표적인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데요,
따라서 이러한 사건에서는 처벌불원 의사가 단순히 형을 정할 때 참고하는 자료에 그치지 않고 형사절차의 진행 자체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는 시점 역시 중요합니다.
형사소송법상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의사표시는 원칙적으로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할 수 있으며, 한 번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뒤에는 이를 다시 철회하는 것이 제한됩니다.
따라서 단순히 “일단 처벌불원서를 써주고 나중에 바꾸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모든 범죄가 반의사불벌죄인 것은 아닌데요,
특히 강제추행·강간·준강간 등 성범죄는 과거와 달리 친고죄 규정이 폐지되었기 때문에, 피해자가 합의하거나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했다고 해서 당연히 수사나 재판이 중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역시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만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범죄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합의가 의미 없다는 뜻도 아닙니다.
피해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는지,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지 등은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과 함께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고려될 수 있으며, 유죄가 인정되는 경우 양형자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처벌불원서를 받았다는 사실 하나만 보고 “사건이 끝났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 해당 범죄가 반의사불벌죄인지, 현재 경찰·검찰·재판 중 어느 단계인지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3. 합의서만 있고 처벌불원서가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A. 합의서 안에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가 명확하게 포함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지급했다는 사실과 피해자가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법적으로 같은 의미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합의서에 “피해금으로 ○○원을 지급받았으며 향후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는다” 는 취지만 기재되어 있다면, 이는 피해 회복 및 민사상 분쟁 해결에 관한 합의로 볼 수는 있어도 그 문구만으로 형사처벌까지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명확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합의서에 피의자 또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다면, 별도의 처벌불원서가 없더라도 해당 문서의 내용과 작성 경위 등을 토대로 처벌불원 의사가 검토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불필요한 해석의 여지를 줄이기 위해 피해 회복에 관한 내용은 합의서에 정리하고, 형사처벌에 관한 의사는 처벌불원서에 별도로 명확하게 작성하여 두 서류를 함께 제출하는 방법을 검토하기도 합니다.
다만 사건마다 합의 조건과 혐의가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두 장을 작성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Q4. 합의하면 무조건 기소유예나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나요?
A. 합의 자체만으로 특정한 처분이나 형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형사사건에서 자주 생기는 오해 중 하나가 “피해자와 합의했으니 기소유예가 나오겠지” 또는 “처벌불원서를 받았으니 집행유예가 나오겠지”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검사는 범죄의 내용과 정도, 범행 동기와 경위, 피해 정도, 범행 후 정황, 전과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기소 여부를 판단합니다.
재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사정은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지만, 범행의 중대성이나 피해 정도, 동종 전력, 재범 위험성 등 다른 사정까지 함께 고려하여 형이 정해집니다.
따라서 합의 = 기소유예, 처벌불원서 = 집행유예와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특히 중대한 범죄일수록 합의 여부 하나만으로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Q5. 처벌불원서 작성할 때 무엇을 주의해야 하나요?
A. 무엇보다 피해자의 의사가 명확하고 자발적으로 작성되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사건번호가 이미 부여되어 있다면 사건번호를 비롯해 피의자·피고인과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내용, 어떤 사건에 관한 처벌불원 의사인지 등이 분명하게 확인되도록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피해자의 의사가 모호하게 표현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합의금 지급과 처벌불원서 제출을 연계했다면 합의금 지급 시점과 서류 제출 시점도 꼼꼼하게 정해야 하는데요,
합의금을 전부 지급하기 전에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먼저 제출했는데 이후 약속한 금액이 지급되지 않는다면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해자 입장에서도 합의금을 지급했는데 약속했던 서류가 제출되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합의금의 액수만 정할 것이 아니라, 지급일과 지급 방법, 합의금 지급과 서류 교부·제출 시점, 처벌불원 의사의 표시 여부, 민사상 추가 청구와 관련한 합의 범위, 합의 내용의 이행 방법 등을 사건에 맞게 구체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Q6. 피해자와 합의할 때 직접 연락해도 괜찮을까요?
A. 합의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피해자에게 반복적으로 전화하거나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상당히 조심해야 하는데요, 피해자가 연락을 원하지 않는데 지속적으로 연락하거나, 합의를 요구하면서 압박감을 주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오히려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성범죄·스토킹 등 사건의 성격이나 적용되는 조치에 따라서는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행동 자체를 더욱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형사사건에서 합의는 단순히 “돈을 주고 처벌불원서를 받는 과정”이 아닙니다.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적절한 방식으로 피해 회복 가능성을 타진하고,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그 내용을 정확하게 문서화하는 과정까지 포함됩니다.
직접 연락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사건이라면 변호인을 통해 합의 의사를 전달하거나 수사기관·재판 절차에서 가능한 방법을 검토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습니다.
처벌불원서, 한 장의 서류보다 중요한 것은 사건의 구조입니다
형사사건을 진행하다 보면 “합의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처벌불원서를 받았는데 이제 끝난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건에서는 그렇게 단순하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처벌불원서라도 반의사불벌죄에서는 형사절차 자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 밖의 범죄에서는 피해 회복과 처벌불원이라는 사정이 수사 또는 재판에서 고려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합의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합의금만 적혀 있는지, 민사상 청구에 관한 내용이 어디까지 포함되어 있는지, 처벌불원 의사가 명확하게 적혀 있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이미 합의가 진행되고 있거나 상대방으로부터 합의서 또는 처벌불원서 초안을 받은 상황이라면 서명부터 하기보다는 문구가 실제 합의 내용과 일치하는지, 형사절차에서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법무법인 해든은 단순히 합의서 한 장을 작성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적용되는 혐의와 수사·재판 단계, 피해 회복 여부, 처벌불원 의사가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함께 살펴 사건에 맞는 대응 방향을 검토합니다.
형사사건은 같은 ‘합의’라도 언제, 어떤 내용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는데요.
처벌불원서나 합의서를 준비하고 있다면 내 사건에서 이 문서가 어떤 법적 의미를 갖는지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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